오후

어깨가 너무 무겁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.
등은 굽어지고, 몸은 기울어지고, 쓰러질 것만 같습니다.

내 안에 마련한 비밀의 방에 들어와 잠시 앉아 쉬어가야 할 때입니다.
문을 닫고 칠흙 같은 어둠 속에 숨고자 했는데,
문틈을 비집고 나를 깨우러 빛이 스며들고 있습니다.

아직은 어두운 공간으로 몸이 기울었고, 그림자도 아직은 빛의 반대방향으로 가고 있지만,
문을 열고 나갈 때가 다가 오고 있네요.
이 방에 들어오는 것은 정돈된 마음으로 이 방을 다시 나가기 위해서였고,

방을 나가면 지금의 시간은 오후의 나른함과 피곤함 때문이라고 핑계 삼을 겁니다.